생활팁

한복입고 출근하고 싶은 직장인입니다.

후앤하 2023. 1. 9. 22:29
반응형

 

 

외국에서는 드레스나 정장뿐만 아니라 파티복처럼 평소 입을 일이 없는 옷도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입는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평상시 입는 옷만 주로 입으며 특별한 날에만 새로운 옷을 구매하여 입게 된다. 그렇다면 왜 한국인들에게는 평상복 외 다른 옷을 입는 것이 어려운 걸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만약 모든 국민이 매일같이 한복을 입고 다닌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모두가 익숙해지고 또 당연해질 것이다.

 

즉 문화라는 것은 어느 특정 집단에서만 공유되는 것이 아닌 누구에게나 자연스레 스며드는 것이다. 따라서 나도 나만의 전통문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회사에 한복을 입고 출근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나는 ‘한복’이라는 의복 자체만이 아닌 더 나아가 대한민국 고유의 미의식 및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한다. 드디어 오늘이 결전의 날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곱게 한복을 차려입었다. 거울을 보니 내가 봐도 참 예뻤다.

 

이제 당당하게 사무실로 들어가 동료들에게 인사를 건네면 된다. 그런데 이게 웬걸? 아무도 반응이 없다. 심지어 팀장님조차 별말씀이 없으시다.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몰라 팀원들에게 물어봤다. 그러자 돌아오는 대답은 하나같이 똑같았다. “오늘 무슨 날이에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렇다. 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한복을 입고 출근한 적이 없었다. 그저 머릿속으로만 상상했을 뿐이다.

 

물론 예전에 몇 번 입어본 적은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명절에나 잠깐 입었을 뿐이다. 그러니까 이번이 사실상 최초이자 마지막 기회였다는 소리다.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대로 포기할 순 없었다.

 

일단 점심시간을 이용해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그곳엔 마침 나와 비슷한 또래의 직장인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때다 싶어 양해를 구하고 사진 촬영을 부탁했다. 다행히 흔쾌히 허락해주었다. 덕분에 인생샷 하나 건졌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영영 못 찍을 것 같았다. 아무튼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에게 자랑했다. 엄마는 기특하다며 칭찬해주셨고 아빠는 멋있다고 하셨다. 동생은 자기도 나중에 결혼하면 언니처럼 입어야겠다고 말했다.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