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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딸아이가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말했다. 평소 다른 사람 이야기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던 아이라 더 당황스러웠다. 사춘기라서 그런가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었다.
혹시나 공부나 학교생활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아직 어린아이니까 괜찮을 거라는 말에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그리고 한 달 후 우리 집 거실 바닥엔 머리카락이 쌓여갔다.
나는 점점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가고 있었고 남편은 신경 쓰지 말라고만 한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딸 가진 부모라면 비슷한 고민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내 아이가 혹시라도 나쁜 길로 빠지진 않을까 노심초사 하게 된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루는 친구랑 통화하다가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충격적이었다.
그날 저녁 당장 딸 방에 들어가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랬더니 예상대로 남친이 생긴 모양이었다. 그것도 무려 중학교 2학년짜리 남자애란다.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귀자고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물론 한창 이성에 눈뜰 시기이긴 하다. 하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었다. 한참 동안 잔소리를 늘어놓았더니 대뜸 한다는 소리가 자기 인생이니 상관하지 말라는 거다. 기가 막혔다.
그러면서 엄마 아빠한테 말하지 않은 또 다른 비밀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정말이지 어이가 없었다. 이대로 그냥 놔둬도 괜찮을까?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건 아닐까?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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